부산라디오방송 <시민세상> 2017. 12. 9
방송일시: 2017년 12월 9일(토) 08:30-09:00
녹음일시: 2017년 12월 8일(금) 10:00-11:00
제작/출연: 초량1925(정만영, 창파)
제작지원: 황지민
진행: 김보영
Q. 출연자 소개
정만영 / 안녕하세요, 사운드 설치 미술가 정만영입니다. 사운드 설치 미술은 소리를 주로
이용한 설치미술입니다. 도시의 소리를 채집하기도 하고 일상의 소리를 녹음기로 항상 모으고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초량1925에서는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창파 / 안녕하세요, 초량1925의 책임 큐레이터 창파라고 합니다. 도시와 아날로그 문화에 관심을 갖고 예술로 풀어내는 기획 일을 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Q. 초량1925 소개(결성
시기, 계기, 구성원)
정만영 / 초량1925는 부산시 동구 초량동을 중심으로 부산 원도심의 정체성을 연구하고 지역의 생활문화와 예술을 매개하는 문화예술단체입니다. 2015년부터 부산의 사라져가는 장소와 사람을 주목하고 기록해 왔습니다. 부산
원도심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의미를 재해석하고 시민과 공유하기 위해 도시건축 전문가, 향토 사료 연구가, 문화예술기획자, 작가들이 뜻을 모아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창파 / 초량1925는 초량동에 있는 다나카주택이라 불렸던 초량동 일식가옥의 설립연도에서 가져왔습니다. 원도심의 한 장소인 초량동과 그 건물이 지어진 년도로 구성된 것입니다. 이
단체명의 의미는 부산의 원도심이라는 지역과
그 지역에서의 근대라는 시공간을 도시와 건축, 소리와 장소, 미시사와 예술 등으로 연구하고 기록으로 남기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로써 현재 우리가 나아가야 할, 우리 앞에 놓인 더 나은 미래를 향해 가고자하는 목적도 있습니다.
Q. 초량1925 거점장소인 일식 가옥 소개
창파 / 초량동
일식가옥은 1925년에 일본 오카야마현에서 건너 온 다나카라는 사람이 지은 집입니다. 경부선 철도의 토목 공사를 맡았던 사람이라 그런지 집의 외관이나 장식의 디테일이 매우 훌륭하고 기와, 일본식 정원 등 근대문화 건축 양식이 잘 보존되어 2007년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부산시에는 일식가옥이면서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곳은 단 두곳입니다. 수정동 일식가옥과 초량동 일식가옥이죠.
이 집의 특징은 단층으로 지어진 일식 목조 가옥을 중심으로
좌측에 2층 일식가옥과 우측엔 2층 양옥집이 연결된 독특한
양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예요. 이 세 건물을 연결하는 복도와 방들이 미로같기도 하고 전형적인 일식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집입니다.
Q. 현재 일식 가옥 훼손을 둘러싼 문제 설명
창파 / 작년부터 5월에 초량동 일식가옥 주변에 1080세대의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이 확정되었어요. 가옥을 둘러싸고 ‘ㄷ’자 형태로 16층 오피스텔과 40층 3개동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하더라고요. 올해 5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오피스텔 지하 굴착 공사가 있었는데. 그 공사현장이
문화재 건물과 1미터 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은… 정말 가까운
거리에서 공사를 하고 있어요. 어떻게 이렇게 건축 허가가 났는지 의문스러울 정도였죠.
Q. 문화재인데 주변 환경에 대해 보호라던가 관리에 관한 법적 규제가 없나요?
창파 / 문화재는
지정문화재와 등록문화재 두가지로 나뉘는데요. 지정문화재는 주변에
500m 이내에서는 역사문화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건축행위에 제한을 두고 있어요. 하지만
등록문화재는 아무런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실정이죠.
Q. 그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공사라니, 좀 피해가 있었겠네요.
창파 / 네. 맞아요. 굴착을 시작하고 얼마 안된 6월 1일부터 엄청난 진동이 몇일 계속되었는데요, 정말 지진 때 보다도 더 심한 진동이었어요. 공사현장에 확인해보니
굴착하면서 땅속에서 강철 빔이 부러지는 사고가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초량동 일식가옥에는 여러곳에 균열이 가고 급속도로
집이 기울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세 채의 가옥이 연결된 장소마다 적게는 5센치에서 10센치 정도가 벌어지고,
양옥은 공사 현장쪽으로 점점 기울고 있어요. 집안의 문과 창문은 틀어져 안닫히고요...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니 땅 자체가 공사현장 쪽으로 계속 침하하는 중이라고 해요.
훼손이 너무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서 문화재청과 동구청에도
민원을 제기했고요, 문화재 전문위원의 실사도 있었어요. 피해가
심각하다보니 바로 공사 중단하고 보수먼저 하라는 행정 지시가 시공사에 내려갔는데도 공사는 멈추고 있지 않아요.
Q. 그럼 법적으로 대응을 한다던가 그러한 방법도 있지 않을까요?
창파 / 네, 부산지방법원에 공사중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문화재는
이미 돌이킬 수 없이 훼손되었는데 이런 절차들로 시간이 너무 소요되고 있어 걱정스러워요. 현재도 균열은
계속 더 벌어지고 있죠. 온라인으로 청원을 받고 있으니 많은 분께서 힘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청원은 초량1925 페이스북을 통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왜 일식 가옥을 지켜야 하는지, 역사적 의미는 무엇인지?
창파 / 일식
가옥은 우리의 아픈 역사에 잔재이죠. 그래서 적산가옥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적이 남기고 간 집이란 의미는 그 자체로도 부정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어요.
저는 적산가옥보다는 일식 가옥이라고 말하는 것을 제안드려 봐요. 이 초량동 일식가옥과 같은
장소는 비록 가슴 아픈 우리의 역사지만, 그 시대를 경험하지 못했던 우리나 다음 세대가 근대라는 시간을
찾아보고 경험할 수 있는 연결지점이 되어주기 때문이죠.
역사에는 중요한 사람과 사건을 중심으로 기록하고 있죠. 그래서 그 사이에 수많은 생략과 삭제가 존재하는데 초량동 일식가옥은 한 자리에서 100년 가까이 존재해 있었고 우리가 모르는 시간과 세월의 흔적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 흔적을 발굴하고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 그렇게 기록되지
않은 장소와 개인의 이야기도 중요한 역사로 보는 관점이 지금 필요한 것이죠. 왜냐하면 근대는 역사로는
기록이 많이 남아있지 않고, 이와 관련된 장소, 골목들, 사람들은 벌써 많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Q. ‘장소’와 ‘지역’에 대한 초량1925가 가지는 생각
정만영 / 지역에는
사람과 동물, 식물, 집과 장소들, 골목들… 부산같은 경우는 계단이라던가 산복도로, 항구와 바다, 산과 같이 많은 것들을 포함합니다. 이러한 장소를 바라보는 방법은 시각적인 것 외에도 청각적인 방법을 통해 볼수있죠. 또한 사물이라던가 소통이라던가 정치적 기념물이나 혼종된 도시경관들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나의 지역과 장소를 여러 시각으로 연구하고 재해석하는
것이 초량1925의 활동에 중요한 주제입니다. 건축가, 구비문학, 작가, 기획자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연구한 내용으로 지역에 대한 지도를 만들고 아카이브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Q. 부산 원도심에 집중하는 이유
정만영 / 2015년부터
부산의 원도심이 많은 변화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북항 재개발 이후 원도심에 재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개발이 이뤄지면서 부산 원도심의 지형이 바뀌고 이전부터 남아있던 문화와 기억들이 많이 사라지기 때문에 지역에
중요한 가치를 찾아서 기록하고 보존해야 할 생각이 들어서 다양한 분야에 활동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단체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Q. 초량1925 주요 활동,
프로젝트 구체적으로 소개(골목의 기억 도시의 상상, 비메이커스
등)
창파 / <골목의 기억, 도시의
상상>은 2015년부터 3년째 진행 중인 프로젝트입니다. 부산 동구 초량동을 첫 출발지로
하여 2016년 수정동과 2017년에는 영주동을 리서치 하고
있어요.
Q. 프로젝트를 진행한 지역별 특징 구체적으로 소개(소리, 지형, 역사적 가치, 정체성
등)
정만영 / 초량동은
부산역, 철도, 항만, 지하철이
있는 교통의 요지이자 근대건축물, 전통시장이 있는 생활 주거지역이기도 합니다. 차이나타운, 텍사스촌 외국인 거리 등의 상업지역을 포괄하는 총체적인
도시의 면모를 갖추고 있어요.
반면 수정동은 1607년
두모포 왜관이 설치되었다가 없어지고 고관(古官) 마을로 불리었으며, 한국전쟁 이후에는 피란민과 도시 노동자의 주거지였는데요. 매립지, 배수지, 부산진역사, 일식
가옥과 같은 지역연구의 가치를 더하는 공간과 더불어 도시 노동자의 애환이 담긴 장소였어요.
1950년대, 60년대 형성된 부산의 불규칙한, 무질서한, 열악한 주거지역이
1970년대 방식으로 재생되고 재개발된 그런 지역이 영주동이에요. 그 판잣집들이 아파트로
변하고, 또 단독주택촌으로 변한 곳이죠. 중심에 영주터널이
있어 교통의 요지기도 하고 위로는 충혼탑과 민주공원이 있어 정치적 이념이 다른 기념비가 놓여 있는 작지만 매우 독특한 도시풍경을 갖고 있는 장소입니다.
이 세 지역은 현재 일곱 곳에서 재개발이 진행 중이며
중앙로 건너편에 북항 재개발로 인한 변화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Q. 지역을 어떻게 리서치 하시나요? 골목을 투어하듯 걷나요?
정만영 / 네. 많이 걷습니다. 리서치는 사전 문헌 조사와 스터디를 먼저 진행합니다. 그리고 현장을 직접 걸어다니며 답사하는데 수정동은 공식적으로는 6회, 영주동은 3회의 리서치가 있었지만.
작가들이나 기획팀은 각자의 관심사에 맞춰 개별 리서치도 다니게 됩니다.
창파 / 생활미시사를
주제로 구술채록도 했는데요. 동구노인복지관의 협업으로 지역 어르신을 만나 이야기 나누고 어르신들께서
갖고 계신 사진을 받아 스캔하여 자료화하기도 했어요. 부산시나 동구청에서 소장한 사진들은 중요한 행사나
사건 중심의 사진만 남아있거든요. 하지만 생활사를 보려면 주민분들이 갖고 계신 기억과 사진만큼 중요한
자료가 없답니다. 이렇게 저희의 연구는 거시사(巨視史)의 관점과 생활 미시사(微示史)를
함께 바라보려 항상 노력하고 있어요.
정만영 / 그리고
부산대학교 도시건축연구실 팀은 지역의 장소에 대한 건축 리서치와 함께 1914년 지적원도를 현재 수치지형도에
대조하여 도시 조직과 그 형태를 분석하여 지형적 연구를 지도 결과물로 만듭니다. 2015년에는 초량동의 100년 옛길을 찾았고, 2016년에는 수정동의 100년 물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Q. 지역의 연구와 함께 예술 작품으로도 만들어지기도 하나요?
창파/ 수정동의
연구 결과물은 1) 물길 2) 옛길 3) 건축 4) 미시사 5) 사운드 6) 아트웍(Art work) 7) 재개발이라는 테마로 하여 이미지
지도로써 정리했어요. 작가들도 이 모든 과정에 참여하며 자신의 관심사를 작품으로 구체화하고 있어요. 정만영 대표님은 2009년부터 부산 원도심과 산복도로의 소리 장소를
찾아다니셨는데요.
정만영 / 네, 조각이라는 미술의 한 장르를 전공하고 대학원 과정에서 소리와 사운드 아트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림에서 소리가 들리는 공감각적인 체험을
하고 난 뒤부터는 미술과 소리, 시각적인 것과 청각적인 것의 관계에 대해 연구하기도 하였고, 지금은 필드레코딩이라는 방법을 통해 자연의 소리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다양한 소리를 채집하고 있고 그 소리들을
이용하여 사운드 설치미술의 전시 형태로 보여주거나 시디의 형태로 발매하여 들여주는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전통시장에 시끌벅적한 소리, 컴퓨터 수리를 외치는 트럭, 바둑 두는 할아버지의 흥얼거림, 도로 밑 백 년 물길처럼 우리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를 ‘도시의 소리
지도’로 만들었습니다. 영주동에서는 ‘땅속에서 하늘까지’라는 주제로 소리를 채집하려 합니다. 영주터널의 땅속에서 충혼의 탑의 하늘, 민주공원의 땅속으로 설계되었던
건축계획과 충혼의 탑이 하늘로 높게 향하며 설계되었던 점등 대비되는 지점들이 매우 재미있게 보여지는 점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Q. 프로젝트의 활동이 어떤 결과물로 나왔고,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가?(전시, 책, 지역민과
공유, 연구자료 등)
Q. 프로젝트에 참여한 활동가들은 어떤 시선으로, 어떤 방식으로
풀어냈는가?(건축가, 작가 등)
정만영 / 초량동
리서치는 초량동일식가옥에서 전시를 열고 100년 옛길과 주변을 투어했어요.
양자주 작가는 4개월간
초량동의 고관로 골목을 돌아다니며 재개발로 주민이 떠난 공가의 페인트, 철망, 폐목재 같은 부산물들을 표본으로 채집하고, 사라질 장소를 소규모로
답사한 후 참가자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기도 했어요.
창파 / 수정동에서는
부산유람단이라는 시민 체험 프록램을 했었어요. 온라인으로 신청한 40여
명의 일반 시민과 함께 리서치 지역을 3시간 정도 걸어보는 투어였어요.
수정동의 부산유람단 투어에서는 국일주택의 골목길에 나무 상자와 연결된 종이컵 전화기로 정구식 어르신의 아코디언 연주를 들어보는 <기억의 줄기> 퍼포먼스가 있었고요. 이를 기획한 하쿠승호 작가는 골목을 돌며 떠올린 어린 시절의 향수를 참여자들에게도 전해주고자 했는데 골목에서
들은 아코디언 연주는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정만영 / 리서치를
마치고 나면 전시, 투어를 열어 주민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갖고 책자를 발간합니다. 이번 영주동은 일본의 사운드아티스트인 가와사키 요시히로 선생님을 초대해 일본의 사운드아트와 영주동을 비교해보는
좌담회를 갖았습니다.
Q. 10월에 저희 프로그램에도 출연하신 송년순 침선장 선생님께서 함께 한 프로그램도 있다고 들었어요.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창파 / 네, 비메이커즈라는 프로그램이예요. 원도심의 공간을 발견하고 기록하는
리서치가 <골목의 기억, 도시의 상상>이라면, 현대 사회에서 주목하지 않고 사라져 가는 기술을 찾아내고
발굴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비 메이커즈>는 부산의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뜻이고요, ‘젊은 작가’와 부산시의 ‘무형문화재 장인’ 선생님이 만나는 자리를 만들고 선생님들께 직접
기술도 배워보면서 부산의 전통문화와 전통예술에 대해 체험해보는 워크숍이었어요. 권영관(불화장), 김창명(조선장), 배무삼(지연장), 송년순(침선장) 네 분의 장인과 강은경, 김보민, 박민경, 이재은 작가가 함께 9월
말까지 워크숍을 진행했어요.
Q. 리서치를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가?
창파 / 장인
선생님은 대부분 하나의 기술을 40년에서 60년 이상 해
온 분들이다보니 어르신들이셨죠. 그런 어르신들께서 젊은 작가에게 작업장을 열어주시고 생각을 들려주실지
처음 준비할땐 많이 걱정했었어요. 하지만 선생님들께서 보유해오신 정신과 기술은 현대 작가에게도 매우
중요한 태도였어요. 불화장 선생님께서는 한 작품을 완성하는데 5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해요. 선생님께서 지천년견오백년이란 말씀을 해주시면서 작품의 천년 후를 내다보고 작품을
만드시는 태도와 정신은 모든게 빠르게만 외치는 현대의 시간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말씀이었죠. 만나뵌
장인 선생님들은 참 이상하리만치 서로 닮으신 부분이 있으셨어요. 그것이 아마도 오랜 기간 자신만의 기술을
지켜오신 어르신들이 갖고 계신 중심이자 정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Q.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느낀 부산에 대한 인상, 알게된 점
리서치를 하면서 부산은 도시경관이 참 빠르게 변하고 있고, 동시다발적으로 대규모로 재개발이 진행중이라는 사실에 매우 놀랐어요. 부산시에서
주택재개발사업추진현황에서 본 바로는 2017년 7월 31일자로 135곳이 재개발 사업이 진행중이더라고요. 그 숫자에 정말 놀라지 않을수 없었어요. 양자주 작가가 부산시 지도에
위치를 찾아서 표시했는데 정말 전 지역에 넓게 분포하고 있었죠. 도시는 시간이 지나면 사람처럼 노후하고
보수가 필요한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부산의 재개발은 도시경관이나 그 안에 살고있는 이들의 편의를 생각한
것인지 의구심이 들었어요. 무분별한 재개발보다는 지역이 갖는 지역성과 정체성을 부각시키는 도시재생이
더 알맞을 수도 있어요.
Q. 프로젝트가 가지는 역할과 의의 (도시건축적 의미, 아카이빙, 예술적 접근, 지역의
미래 등)
창파 / 초량동의 일식가옥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에 의해 지어진 집이지만, 현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과 그들의 삶이 거쳐간 곳입니다. 그리고
부산의 근대와 현대 시대의 질곡을 오롯이 지닌 기억의 장소입니다. 우리가 경험하지 않았던 시대와 경험했어도
알 수 없었던 그 단면들은 이 집에 간직되어 있습니다. 초량1925는
이러한 삶을 찾고 기록하고 예술로 상상을 합니다. 이것은 동시대를 기록할 때 매우 중요한 태도라 생각합니다. 지역 안에는 사라진 장소, 골목,
집들, 그리고 수많은 이의 삶이 있습니다. ‘초량동
일식가옥’과 같은 시간의 켜를 담은 삶의 기록, 그것의 과거와
현재를 추적하고 기록하며 예술로 말해보는 것. 마치 어둠 속에서 더듬으며 촉각으로 유추해나가듯이 우리의
현재를 찾아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지금을 발견하고 다가올 미래를 이어가보는 것입니다.
Q. 지역민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정만영 /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초량동 일식가옥을 지키는 것에 동참하시는 것이 현재 우리 지역의 이야기에 한걸음 다가서는 계기라 생각됩니다. 대부분의 정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홍보됩니다. 홈페이지는 www.sound-city.org입니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
정만영 / 현재는 <골목의 기억, 도시의 상상>과 <비메이커즈>의 책 원고를 작업중입니다. 2018년에는 3년간의 리서치를 정리하는 아카이브 전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작성자: 창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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