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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주 개인전
통의동 보안여관
2014.7.23 – 8.5 | 11 am – 7 pm
박윤주 작가노트
시대는 여전히 집단의 지배하에 있으나 그에 굴하지 않은
체로 존재하는 ‘개인’이란 과연 무엇인가?
나는 집단과 개인 사이에 건강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법을
모색하고 가시화하는작업을 한다. 개인의 독립된 자아는 집단에게 공공의 적이다. 자아를 내세우고자기 판단을 신뢰하는 개인은 집단의 평화를 깨는 위험하고 거추장스런 존재로간주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여자고, 키가
작고, 미모가 뛰어나지 않고, 동양인이고, 힘이 세지 못하고,어떤 소속 단체에도 동의하기가 힘들고, 섹슈얼리티의 분류법에 혼란을 겪고있고, 결벽증과 편집증이 있고, 타고난 의심증으로 사람을 믿지 못한다. 그런내가 예술가의 입장이
되면서 감성과 이성이 더 예민해지고, 나를 가장 크게누르는 개념적 ‘적’이 누구인지 파악하게 된다.
집단은, 늘
반대편에 서 있는 벽이었다. 그 시작은 가족이었고, 다음은
첫 거대사회 집단과의 만남이었던 학교였으며, 애인의 자기철학이었고, 예술계였고,그리고 예술계를 포함하는 사회통념이었다. 그것들은 뛰어넘을 수도 없고뛰어넘어보았자
딱히 나에게 이득이 되지도 않는 막힌 ‘벽’ 이었다.
타고난 결벽증과 편집증은 늘 집단 안에서의 당연한 과정을
방해하는 해충 같은요소로 작용했다. 소수단체보다 더 소수로서 ‘개인’의 독특한 정체성을 추구하는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이었다. 마치 공자나
석가모니나 예수와 같은 우연과필연의 우주적 합의가 있어야 일어나는 기적 같은 신비가 필요한 차원이기때문이다. 결국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하며, 우주적 합의점도 계승받지 못한개인으로서의 나의 자아는 내적 영혼과 집단사회
사이에서 제대로 작용하지 못한체 정체되어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영혼의 분출과 자기창조 행위의 욕구로부터 생산된이미지들은 우연히 ‘예술’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그 부산물들은 어쩐지집단이라는 벽 사이에서
사라지지 않고 유지되기도 했다. 이 개인이 소속되지않고도 온전히 유지되는 가능성 때문에 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작업을 하면서,집단이 주는 적의 가득한 무게를
늘 느낀다. 나를 죽이지 않는 이유는 아직 내가개인적 자아로써 몹시 불안정하며, 예술이라는 철없는 면죄부를 쓰고 있고,한편으로는 아이러니 하게도
여전히 소속에 대한 욕구를 버리지 못하고 있기때문일 것이다.
나는 이 무게를 적당히 느끼며(또는 무시하며) 나의 원론적 영혼의 목소리를자아를 통해 내뱉어 어쨌든
내 방식대로 생존해보려 하고 있다. 집단이 어떻게개인을 컨트롤 하고 개인을 어떻게 집단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지에 대한 심리적물리적 방법론을 가시화하고 행위하는 것. 그것이 당장은 내가 개인으로써 자아를유지하며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에. 여기서 하나 덧붙이자면 개인에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당면한 과제들이
진실을 열망하는 성숙한 개인들의공동체가 아니고서는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다.
참된 개인들이 거대한 벽 없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것.
건강한 긴장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