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의 기억 도시의 상상 _ 투어 161029
일정 :
2016. 10. 29(토) 오후 2시 - 6시
투어 루트 : 부산천- 100년길 - 100년
물길 - 엔젤스트럼펫 - 축대길 - 두개의 바위 - 신신이발원 - 나무집 - 수직농장 - 감나무집 - 소리계곡 - 수정동 공동수도 - 다래다래 존 – 수정공원로 - 7080 버내큘라 주택군(수석대문길) - 계단쌀집 - 독수리집 - 이끼계곡 - 텃밭 계단 - 낙원주택 - 팝업
말란도르 - 국일주택 소리극장 - 기억의 줄기 퍼포먼스 - 정구식 아코디언 연주 감상 - 수정아파트 - 수정배수지 - 재개발 도시 – 훔쳐진
시간 표본 감상 및 마무리 토크
<초량, 소리家 머무는 공명공간 Ⅱ – 골목의 기억
도시의 상상 ‘수정동’>의 리서치는 7가지의 주제 -물길, 옛길, 도시건축, 미시사, 소리장소, 아트웍, 재개발-로 분류할
수 있다. 10차에 걸친 현장 조사에서 수정동의 장소 중 위 주제와 관련한 일부 주요 공간들을 관객과
함께 걸어보는 공개투어를 마련하였으며 대표 장소를 30여 곳 선별하여 루트를 만들었다. 대부분의 장소들은 주민이 생활하는 공간을 지나가야 하는 이유로 참가 인원수를 30명으로 제한하여 모집하였으나 온라인으로 신청한 34명과 투어 당일에
현장으로 찾아 온 6명이 추가되어 당초 계획보다 많은 인원이 참여하였다. 10월 29일(토) 오후 2시, 부산진세무서의
‘만남의 광장’에서 시작한 투어는 1차팀(20명)과2차팀(20명)으로 나누어 3시간 30분 가량 함께 걸어 수정동을 돌아보았다.
# 물길 : 부산천, 100년 물길, 천사의
나팔, 축대길, 두 개의 바위, 신신이발소, 나무집, 감나무집, 소리계곡
수정동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물길을 꼽을 수 있다. 1914년 지적원도와 현재의 지적도를 겹쳐보면 수정동의 대부분 길이 100년
된 물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물길은 복개되어 초량천과 부산천에서만 그 일부를 확인할 수 있으나
길의 아래에는 여전히 물이 흐르고 있다. 바닥 곳곳에 용도를 알 수 없는 지름 10센티 정도의 구멍이 뚫어져 있는데 귀를 가까이대면 계곡 같은 소리가 들려온다.
물길 중심으로 주거 지역이 형성되어 축대를 쌓고 그 위에 주택이 자리한다. 이 지역은 예부터
비가 많이 와도 땅이 질척이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축대에 사용된 돌과 같은 밝은 화강석이 수정산에 많고 그 성질이 모래같이 잘게 부서지는 것이라
땅을 잘 마르게 하기 때문이다. 1명이
겨우 지나다니는 좁은 골목길에 자리한 신신이발원, 나무를 베지 않고 집 안으로 통과시켜 지어올린 나무집, 굽이쳐 흐르는 물길의 굴곡을 살린 반구형 집터 감나무집. 이처럼
산간지역에서 내려 온 물줄기가 여러 개천으로 흩어져 만들어낸 골목 만의 전경을 볼 수 있다.
# 산간지역 : 공동수도, 다래다래존, 7080버내큘러주택군, 항구 뷰포인트, 계단길, 계단
쌀집, 독수리집, 이끼 계곡, 텃밭 계단, 국일주택, 기억의
줄기, 수정아파트
산간지역에는 상수도가 비교적 늦은 시기인 1980년대
공급되었다. 그 이전까지 집마다 개인 우물이 있었으며 이마저도 없는 집들은 공동 우물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수정5동에는 지금도 공동 수도가 남아있는데 이는 함께
사용하던 우물이 바뀐것이다. 2번 마을버스가 다니는 윗길 수정공원로는 버스를 타는 것보다 걸을 때 눈이
즐거운 길이다. 길가에 늘어선 집들은 저마다 개성 넘치는 외관을 갖고 있다. 이곳에는 솜씨가 아주 좋은 미장공 주민분이 살고 계셨는데 그분의 예술혼이 특색있는 거리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지역의 특성을 담은 주택군을 버내큘러 주택군이라 칭한다. 수정동은
초량동에 비해 도시 요소들, 색깔과 특징이 두드러지지 않지만 생활 공간이 보유한 소리들은 다채롭다. 수정공원로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부산여중의 뷰포인트에서는 부산항과 중앙로에서부터 들려오는 도시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수정동 가족 체육공원에서 국일주택으로 연결되는 산책로 데크를 걷다보면 계단 텃밭을 일구는 주민들의 대화가 들려온다. 국일주택은 부산 최초의 테라스 주택으로 아래집 옥상이 윗집의 베란다이다. 이
국일주택 골목에서는 오륙도 밴드의 정구식 연주자님의 아코디언 음악을 사운드 설치 작품으로 들어보는 기억의 줄기 퍼포먼스가 있었다.
# 도시의 변화 그리고 상상 : 수정배수지, 재건부산교회, 재개발
도시, 훔쳐진 시간
수정배수지는 주변 지역에 일본 거류민이 증가하면서 물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하여
1929년 건립되었다. 지금은 배수지 역할과 함께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재건부산교회는 하얀색 타일로 장식된 파사드와 둥근 모양의 종탑이 매우 이색적이다. 종탑에서 특이하게 사이렌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군사정권 시절이 남긴 흔적이다. 100년 전 물길에서 시작된 투어는 시공간의 흐름을 따라 현재 수정동의 도시 개발 구역으로 이어진다. 약 6개월 남짓의 리서치 기간 중 초량1-3구역과 초량1구역은 도시정비사업으로 철거되었다. 투어의 마지막 장소는 재개발 지역을 가로질러 초량1-3구역에 집들이
남아있을 당시 빈집에서 채집한 표본으로 제작한 ‘훔쳐진 시간’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었다.